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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현실적인 연애소설이라니, 알랭드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줄거리(스포有)

핑구v 2018. 8. 29. 00:00

알랭드보통의 21년만의 장편소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영어로는 The course of Love)

 

 

 

그 둘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답니다. 에서 끝나는 보통의 이야기들과 달리 이 책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생활이 된 사랑' 을 보여주면서 남녀가 어떻게 생각이 변화하는지, 사랑의 형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려낸다.

 

사실 이 책은 잘 읽히는 책은 아니다. 중언부언이 좀 많고(원래 알랭드보통의 스타일인지 아니면 번역이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의미가 정확히 와닿지 않는 문장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1부 | 낭만주의
매혹 | 신성한 시작 | 사랑에 빠지다 | 섹스와 사랑 | 청혼

2부 | 그 후로 오래오래
별것 아닌 일들 | 토라짐에 대하여 | 섹스와 검열 | 감정전이 | 모든 게 네 탓 | 가르치기와 배우기

3부 | 아이들
사랑의 가르침 | 사랑스러움 | 사랑의 한계 | 섹스와 양육 | 빨래의 위신

4부 | 외도
바람피우는 남자 | 찬성론 | 반대론 | 양립할 수 없는 욕망들 | 비밀

5부 | 낭만주의를 넘어서
애착 이론 | 성숙함을 향해 | 결혼할 준비가 되다 | 미래

 

아마 많은 여성독자들이 이걸 읽고 가장 분노하는 부분은 '4부 외도' 일 것이다.

 

물론 남자주인공 '라비'의 외도 과정과 그 심리가 아주 잘 드러나지만 암묵적으로는 여자주인공인 커스틴도 바람을 폈을지도 모른다는 듯이 나온다.

 

좀 기가막히고 어이가 없는 발상들이 전개가 되는데, 어찌보면 직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무능력한 가장, 엄마만 찾는 말 안든는 아이들,

 

어린시절 트라우마로 인해 자신에게 따뜻한 위로 한 마디 안해주고, 자신과의 관계를 거부하는 아내.

 

이런 상황속에서 갑작스레 출장에서 만난 미국 여자 는 매력적이고..

 

 

그래 머리로는 다 이해하는데, 이 책이 끝날때까지 한번도 발설하지 않고 자신만의 비밀로서 간직한 라비가 좀 뻔뻔한 건 사실인듯.

 

 

중동에서 이나라 저나라 거쳐 살다온 라비와, 어린시절 아버지가 갑자기 떠나고 돌아오지 않아 엄마와 둘이 살아야 했던 커스틴은

 

각자의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극복해내지 못하고 무의식중에 상대를 괴롭히고, 불안하게 하며 의지할 수 없게 만든다.

 

 

그렇지만 마지막 장에서 라비는 결혼한지 16년후에야 마침내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하는데

 

비로소 그는 자신의 와이프와 본인이 절대 같은 사람이 될 수없으며,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둘다 지극히 불완전하고, 완벽하지 않은 존재임을 깨닫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랭드보통은 라비와 커스틴의 이야기를 전개하며 각 사랑의 형태에 따라 결혼에 대한 정의를 바꾸기도 했다.

 

 

-두 남녀가 사랑에 빠져 결혼을 고민할때,

 

결혼: 자신이 누구인지 또는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아직 모르는 두 사람이 상상할 수 없고 조사하기를 애써 생략해버린 미래에 자신을 결박하고서 기대에 부풀어 벌이는 관대하고 무한히 친절한 도박 (37p)

 

 

 

-외도를 한 라비가 자신의 배우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어떻게 두 사람의 관계가 파국에 이르는지..보여줄때

 

결혼:자신이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가하는 대단히 기이하고 궁긍적으로 불친절한 행위(2**p)

 

 

사실 결혼은 안했지만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내가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타인과 함께 평생을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약속하는게..

보통사람의 결심으로는 불가능하니까.

 

잠시동안 미쳐야 할 수 있는 그런 결정이 나한테도 일어나게 될 지 궁금하네.

 

 

 

 

결말

사실 라비는 커스틴과 함께 부부상담을 받으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며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었을 즈음에 둘만의 시간을 낯선공간에서 보내며 다시금 이 사랑에 대해 느기게 된다.

둘은 이혼하지 않고, 지금의 행복한 순간에 충실한 평범한 중년의 부부로 살아간다.

 

(물론 라비는 커스틴에게 끝까지 외도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P.S. 내가 누군가와 연애를 했을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자, 치열하게 싸웠던 부분이라.. 아래 문구가 갑자기 뼈때리는 느낌이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가르친다'는 개념은 건방지고 부적합하고 몹시 해롭게 느껴진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또는 그녀가 변화하기 바란다는 말은 꺼낼 수 없다. 낭만주의는 이 점을 분명히 한다. 진실한 사랑은 파트너의 존재를 온전히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131p)

 

 

 

 

 

 

 

 

총평: 큰 기대하고 보지 말 것. 현재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이 보면 더 좋은 소설!

 

 

P.S. 번역은 기대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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