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코끼리가 운동화를 신고있다. 심지어 앞에는 나이키, 뒤에는 아디다스다.
<사랑이라니 선영아>로 김연수 작가의 글을 처음 접했을 때의 단상은
"참.. 디테일하다" 였다.
디테일한 감정 묘사, 선영이를 두고 생각하는 남자의 심리를 세밀하게 (약간은 찌질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지지않는다는 말>은 어떨까 궁금했다.
'뛰지 않는 가슴들, 모두 유죄' 라는 인상적인 문구를 남긴 이 책은
김연수 작가의 취미이자, 습관이자, 삶이 되어버린 '달리기' 에 대한 느낌, 기록, 회고 등을 담았다.
1)자발적으로 매일 1시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동시에 경쟁적이지 않은 일.
2)누구나 쉽게 할 수 있으며 숙달되기 위해 정신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일.
3)혼자서도 할 수 있고 여럿이 같이 할 수도 있지만, 다른사람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일.
4)행할 만한 신체적, 정신적 가치가 있다고 믿는 일.
5)자기 자신만이 그 일의 성과를 판단 할 수 있는일.
6)스스로 비판하지 않고 몰입할 수 있는 일.
-257~258p 中
이런 일은 바로 달리기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김연수는 달리기의 좋은 점을 찬양하고,달리기의 효과에 대해 신뢰하고
그가 매일 원고를 쓰듯, 매일 집앞 일산 호수공원을 도는 삶을 반복한다.
1998년 다니던 잡지사를 그만둔 후 집에서 놀다가 시간이 남아도는 바람에 운동장을 달리기 시작했다던 그는
인터벌 훈련을 함께 해줄 트레이너가 없는 것을 아쉬워하지만
혼자 오롯이 이겨내는 달리기를 선호하며
그를 통해, 마음 상하는 일이 생겨도 잊을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된다고 말한다.
내가 아끼는 지인중에도 자전거를 거의 매일 타고 운동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사람에게도 김연수의 '달리기'만큼이나 자전거가 자신을 변화시킨 것인지 궁금하다ㅎㅎ
자전거를 타기 전과 후가 신체적인 변화 말고도 또 다른 변화가 생겼는지 물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음.
흔히 운동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 한다.
또한 작가로서 일정한 분량의 글을 쓰는 일도 자기자신과의 싸움일 것이다.
달리기와 글을 쓰는일은 매우 닮았다고 본다.
달리기를 하기 싫은 날도 달리기를 했다는 김연수는 참 꾸준한 사람인 것 같다.
사실 이번 산문집에서는 그의 글을 썩 좋아하진 않았지만 (너무 산만한 느낌..?)
본인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취미를 즐기는 것이 부럽게 느껴진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113p 무렵에 나와있는 '지지 않는다는 말' 부분이다.
그 부분을 공유하며 마무리 ㅎㅎ
삼청동에서 살게 된 경험을 쓰고 있는데
삼청동을 묘사한 그 당시의 삶이 고즈넉하고 여유로워, 내가 훗날에 추구하고 싶은 삶과 닮아있어서 인상깊었다.
"삼청동의 초입에는 전인권 씨가 경영하던 라이브 카페가 있었고, 내가 좋아라 행복해하며 다녔던 잡지사가 있었고,
거기서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밤이면 삼청동 주민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던 치킨집이 있었다. (중략)
아마도 점유권만 가진 게 분명할 집들 사이 좁은 골목길을 걸어갈 때면 늘 내 손에는 맥주가 한두 병 들려있었다.
맥주 한두 병에 취해가는, 모기 하나 없이 참으로 시원한 삼청동의 여름밤 정도라면 이해불가의 인생이어도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Let's drink beer with people whom we l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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