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작, 임순례 감독, 김태리,류준열,진기주 주연.
“잠시 쉬어가도, 달라도, 평범해도 괜찮아!
모든 것이 괜찮은 청춘들의 아주 특별한 사계절 이야기”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난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게 된 혜원.
그렇게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데…
회사에서, 학교에서 사계절을 지나다보면
어떤 음식이 제철인지, 어떤 계절엔 어떤 냄새가 나는지 느낄 겨를이 없다.
이 영화는 2시간을 멈추고 우리나라의 사계절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아 새싹이 자라기 시작하는 봄
무더운 폭염으로 땅에는 물을 뿌리고, 냉커피 찾아야 되는 여름
비라도 맞을까 전전긍긍하며 마지막 수확까지 지켜봐야 되는 가을
고슬고슬한 팥으로 만든 형형색색의 시루떡이 잘어울리는 겨울
오랜 임용고시 준비로, 편의점 알바를 하며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던 혜원은
"배가 고파서" 고향을 내려왔다. 고 말한다.
말 그대로 제대로 된 식사도 챙기지 못한채 공부에 알바에 치여사느라 배가 고팠고
온정이 없는 도시생활에서 사람온기가 고팠을 터.
혜원은 임용고시를 붙은 남자친구와 헤어졌고,
임용고시 역시 마음 한켠에 빚으로 남겨두다가 포기한 듯 싶다
고3 수능이 끝나고 결과가 나오기 직전 집을 가출해버린 엄마는 소식이 없다.
나처럼 하루하루 월급을 꾸역꾸역 받아가며
사축으로 자라던 재하(류준열)는 자신을 또라이라고 말하는 진짜 상또라이 부장을 등지고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 대를 이어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지역 농협에서 서울 살이를 꿈꾸는 은숙은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과 재하로 인해 하루하루 살아갈 동력이 생긴듯 보인다.
개인적으로 어릴때 할아버지 시골 집에 대한 기억때문에
정말 정겹지만 살지는 못하겠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이렇게 혼자 잘먹고 잘자는 삶이라면
한번쯤은 귀농을 해봐도 되겠다 싶었다
계절마다 해야되는 일들로 잡생각은 사라질듯 한데..
농사일도 전혀 쉽지 않을 것 같다
극 중 혜원(김태리)이 엄마(문소리)의 요리솜씨를 닮아
뚝딱뚝딱 그 계절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 낸다.
놀랐던 것은 생각보다 양식의 비중이 높다는 것!
일본 원작을 보지 못해서 그 안에 어떤 음식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
오코노미야끼, 크림브륄레, 샌드위치, 오일파스타 등
당연히 한식만 나올 줄 알았던 나의 편견을 어느정도 깨주었다
배추전, 떡볶이, 감자빵, 팥시루떡, 수제비, 김치전, 콩국수 등 생각보다 많은 요리가 쭉쭉 거부감 없이 나오는데 ㅋㅋㅋ
약간 예능 삼시세끼를 보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함 ㅋㅋㅋ
나왔던 음식들 중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원작에도 나왔다고 들었던 '밤조림'
밤을 껍질을 완전히 까지 않고 조려내는 방식이 너무 신기했다
시중에 파는 '맛밤' 맛이려나...
영화를 보다보면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해 부러움을 느끼곤 하는데
이번에는 레시피도 보지 않고 음식을 만들어내는 혜원의 요리실력과 (나랑 비슷한 나이 설정인듯 한데...ㅠㅠ..)
그리고 찾아갈 고향이 있다는 점.. 이었다
물론 동네친구들과 이렇게 자주 만나서 음식 해먹고 이럼 더 좋을듯 ㅠㅠ
나의 미래의 꿈인데
어떤 형태로 살든 (결혼을 했든, 비혼이든 간에 )
한 동네에 모여서 같이 음식 해먹고 그러면 좋을 것 같다..마을 형성이랄까 ㅋㅋㅋㅋㅋㅋㅋ
하루하루 겨우 살아내는 나처럼..
마음과 몸이 지친 취준생들에게
사람의 정이 그리워진 타향살이 하는 분들께
생각보다 좋은 영화였다고 추천해주고 싶다
오랜만에 피칠갑없이, 어떤 배신과 음모와, 때려부수는 거 없이
신파와 억지 감동 없이
군더더기 없는 한 그릇의 음식같은 영화였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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